시오 이야기/기록

28개월 아기 언어발달 "괜찮아질 거야~"

아쭈구리32 2022. 3. 16. 00:06

너무 오랜만에 적는 시오의 언어발달.
두돌이 지나고 이제 4개월이 흐른 시오는 요새 새로운 어린이집 적응에 한창이다. 잘 다니던 어린이집을 굳이굳이 바꾼 엄마 때문에 적응하느라 고생이 많은 시오ㅜ
 
그래도 울지 않고 잘 해나가주어 너무 고마울 뿐이다.
이제는 본인 상황에 대한 설명,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, 과거의 기억, 지금 느끼는 감정, 하고싶은 일에 대한 표현, 미래에 대한 기대나 불안에 대한 안심시키는 말 등등 정말 많은 부분을(거의 모든 것)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시오.
 
그러다보니 가끔 시오가 아기로 느껴지지 않아서 너무 어른 대하듯 행동하고 있는 내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다.
가장 최근에 충격 받았던 시오의 말 중 몇 가지를 적어보자면..
 


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 "엄마 조심히 오세요~"
여름휴가(21년 8월)에 다녀온 할아버지 댁을 회상하며, "할아버지 집에 사다리에 거미가 있었잖아~"
샤워 마치고 남편 티셔츠를 입은 나에게 "엄마가 아빠됐네~"
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린 남편에게 짜증 부리는 나에게 "엄마 왜 짜증내~"
화장실에서 나오지 않는 남편을 부르는 나에게 "엄마 기다려~ 아빠 나올거야~"
대상포진 걸린 시오가 걱정 돼서 자꾸만 포진 부위를 체크하는 나에게 "나을거야~"
엎드려 손이 깔린 채 자고 일어나 퉁퉁 부은 자기 손을 보면서 "손이 뚱뚱해졌어~"
베란다 창고에서 본인 장난감을 꺼내다 주는 나에게 "엄마 안다쳤어~?"
잠시 멍해진 내 표정을 캐치하고는 "엄마뭐해?" 물어 엄마 생각해~ 대답하니 "엄마~ 생각이 많이 있어~?"
저녁에 재우면서 내일은 아빠가 어린이집에 데려다줄거야~ 엄마는 내일은 회사에가~ 하니 "엄마 회사에 뭐 있어~?"
요거트가 들어 있는 컵을 들고 먹었더니 "엄마~ 내려놓고 먹어야지~"
낮에 어린이집 수료를 한 시오의 모습에 대해 남편에게 설명하다 울컥해서 우는 나에게 "엄마 괜찮아!! 울지마!!"
감정을 추스르고 이런저런 어린이집 관련 이야기를 더 하는 걸 듣고는 "이슬반 선생님은 어떻게 됐어?"ㅜㅜ
배가 고파 빵을 주워먹는데 "엄마 빵 많이 먹으면 밥 못먹는다~"
주말에 도서관에 가자고 말해주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아빠에게 "아빠 우리 도서관 토요일에 가볼까??"
 
 


 
여행다녀온 곳을 이야기 하거나, 할머니 할아버지와 있던 일을 이야기 하거나, 그리운 어린이집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다가 이제는 그 시기가 조금 지나고 해야할 일, 조심해야 할 일, 장난감 만들 땐 어떤 순서로 해야하는지 등등 해야할 일, 순서, 규칙에 대해 남에게 설명해주는 멘트가 많아졌다. 놀이터에서 만난 6살 형아에게 이거는~ 이렇게 타는 거야~, 거기로 가면 떨어지는 거야~, 여기는 위험한 거야~ 등등 훈수를 두는 시오 ㅋㅋ
 
엄마 아빠도 예외는 없어서 우리도 시오의 잔소리를 엄청 듣고 있는 중.
 
이렇게 잔소리 많고 아는 척 많이 하면 친구들이 싫어할텐데 걱정....ㅎㅎ